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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 금선사 템플스테이.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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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첫 템플스테이 금선사. 4편은
두 번째 날 새벽녘, 잠든 도량을 깨우는
청아한 목탁소리와 함께 시작됩니다.
시간을 보니 새벽 4시 30분.
밖은 이리 어두운데,
스님~ 잠도 없으시군요. 허허.
푹 자고 개운하게 눈이 떠진 시간이
새벽 4시경이었어서 타이밍이 좋았습니다.
나란 거사. 뜨끈한 바닥 위에서 일찍 자면,
이렇게 일찍 일어날 수도 있구나!
목탁소리가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타종하셨던 것과 마찬가지로 시작과 끝만
조금 빠르게 여러 번 치시고 중간은 통- 통-
정박으로 길게 이어졌어요.
5시 새벽 예불 전까지 이어진 목탁소리.
스트레칭을 하며 기분 좋게 듣다가
7시 아침 공양에 참석했습니다.
간식들을 따로 안 챙겨 왔으므로
14시간 공복 상태도 나름 작용했겠지만,
아침도 역시 맛있었어요!
건강한 한식을 공양하고 상쾌한 산 공기를
마시니 참된 배부름을 느꼈습니다.
잉- 금돌이 아직 자니?
기지개도 잘하는 금돌이 스페셜.
역시 멍충미가 돋보이는 마지막 표정.ㅎㅎ
오전은 100% 자율수행 시간이에요.
도량 내를 한번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목조 다리 두 개와 돌다리 하나.
다른 계절에 오게 되면, 금선 계곡에서
물고기도 볼 수 있더라고요.
도량 내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던 마크.
세 점은 여러 뜻을 내포하고 있지만,
요점은, 어느 것이 더 중함이 없이 동등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
균형, 조화를 뜻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세 점을 저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라고
여기고 항상 염두하고 싶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의미를 부여하시면 돼요.
반납의 시간이 다가와서 갑자기
거사와 보살의 절복 디자인 및
재질을 한 번 공유드립니다.
저는 라지, 경이는 미디엄 사이즈입니다.
상하 누빔 소재다 보니 겨울 실내복으로
진지하게 구매를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차수와 완행, 합장 반배, 묵언을 하다 보니
사진 포즈도 굉장히 차분해졌어요.
내려가다가 마치 일부러 남긴 듯한
금돌이의 흔적도 찾았어요.ㅎㅎ
그새 정든 공간을 이제 슬슬 떠납니다.
10시 30분 전까지 이불피, 베개피,
입었던 절복을 반야전 1층 해행당 앞
준비해놓으신 바구니에 넣고,
쓰레기는 반야전 왼쪽 편, 쓰레기장에
배출해주시면 회향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쓰레기장 쪽에는 쓰레기 외 물자 운반용으로
속세 쪽으로 와이어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더 깊은 절들도 이런 식의 장치가 되어있겠죠?
아, 아쉽게도 사람은 탈 수 없습니다.
따스한 회향 인사 후에 첫날 못 보았던
목정굴 쪽으로 하산해 봅니다.
찾기 쉽습니다. 공양간 방향이에요.
아..니.. 대체 이게. 가볍게 들어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급경사! 길은 내려갈수록
좁아지고 동굴 내벽에는 물도 흘러요.
물소리가 들리는 아늑한 법당입니다.
수월관음보살님이 왼손에 감로수를 들고
이런 험한 곳에 찾아온 중생을 위해
자비를 베풀고 계시네요.
여름 때 사진에서는 흐르던 폭포수가
지금은 이렇게 모양 그대로 얼어붙어 있어요.
목정굴 이후 그 위에 금선사가 생겼으니
금선사가 꽃이라면, 목정굴은 그 씨앗 같네요.
나만 알고 싶은 소중한 무언가처럼
다시 보아도 참 묘한 공간이네요.
무무 문을 넘어 목정굴 표지판과
첫 날 보았던 갈래길이 나왔어요.
여정은 이곳에서 끝이 납니다.
템플스테이에서 스님이나 함께 참석한 보살,
거사님과 대화를 통해 얻어가는 간접경험도
살짝 기대를 했었던 게 사실이었어요.
거리두기 때문에 여의치 않았던 소통을,
방에 비치된 '마음 나누기' 방명록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제목 그대로 마음을 나눴어요.
짧았던 시간이지만, 고민했던 것들이
별 것 아닌 게 되고 군 제대했을 때처럼
나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도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일주문에 들리지 않고 목정굴로
하산하다 보니 잠시 일주문에 맡겨놓았던
번뇌와 고민을 그냥 두고 하산한 것 같아요.
집에 와서 보니, 스님이 주셨던 책갈피
뒷면에 이런 문구가 있더라고요.
I prostrate in recognition that
all the relations are the mirror
reflecting myself.
나는 모든 관계가 나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임을 인정하며 절을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되는 문장.
이상으로, 예상보다 더 얻은 게 많았던
금선사 템플스테이 포스팅을 마칩니다.
자주는 아닐지라도 정기적으로
다른 템플스테이에도 참석해보고 싶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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