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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by 꽃담남 2021. 9. 30.


IT업계에는 UX Writer라는 전설의 직군이 있다.
전설이라고 한 것은 대단해서가 아니라
전설로만 내려오는 직군이라서다.

UX(User Experience), 사용자 서비스 경험.
사용자가 서비스를 올바르게 경험하게끔
유도하고, 시작부터 끝까지 좋은 감정으로
끝맺을 수 있게끔 버튼 이름부터 영역의 제목,
특정 행동을 권유하는 문장, 단어 등을 아름답게
매만지는 작업을 하는 직군이 UX Writer다.

일할 때보다도 블로그 할 때가 더
UX Writer의 역량이 필요한 것 같다.


아 다르고 어 다른. by Nikon FM.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어떤 단어를 쓰느냐
서술어를 먼저 넣어서 주의를 끄느냐 등으로
글이 전하는 어감이 달라지는 게 재미있다.
넣었을 때 더 부연설명이 되어주는 형용사도, 
어느 구간에서는 빼고 나니 글이 더 간결하고
명확해진다. 그래서 글 수정을 많이 한다.


* 글 수정을 많이 하면, 블로그 저품질?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제발 아니길ㅠ

오늘은, 꽃 블로그 브랜딩의 한 부분으로
'꽃을 대하는 자세'의 어감을 수정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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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초기 컨셉은 세상을 누비며
꽃 사진들을 찍고, 찍은 꽃들을 차곡차곡
수집하며 정리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직까지도 하는 모바일 게임 2개가 모두
수집형 게임이다. 지금은 다행히 멈췄지만,
프라모델, 책, 영화, 토미카도 수집해왔다.

하나씩 모아가는 재미. 
비워져 있는 걸 찾아 채워 넣는 재미.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것을 모으는 재미.
수집을 취미로 가진 분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이전에 '꽃을 찍는 남자'라는 메인 이미지도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꽃에 집중하며
꽃을 찍고 수집하는 모습으로 그려 넣었었다.

2021.09.20 - [Follow me !] - 꽃을 담는 남자. 제작기.

 

꽃을 담는 남자. 제작기.

'안물 안궁'이겠지만, 모바일로 접속 시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꽃을 담는 남자', '꽃.담.남'의 제작과정을 살짝 소개해보려 한다. 방문하자마자 보이는 대문 이미지인 만큼, 운영자에게는 의미

flower-follower.tistory.com



꽃.담.남의 무대. by Nikon FM.


그러고 며칠이 지나, '꽃.찍.남'을 보다가
문득,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제껏 해왔던 '수집'행위는
사물 대상이었는데
살아있는 꽃을 대상으로
'수집'을 한다는 게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
꽃에게 매번 '사진 좀 찍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할 수는 없겠지만, '수집'이란 단어가 주는
느낌은 쌍방의 소통이 아니라 일방적이었다.

게다가 '찍는' 행위라니.
도끼로 ‘찍는’
이미지까지 떠오르는 것은 비약이겠지만,

생각할수록 괜히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블로그의 컨셉을 '눈을 부릅뜨고 꽃을
찾아다니는 수집광'에서 '지나가다가 우연히
꽃을 만났다. 그래서 그저 담았을 뿐이다.'
조금 더 목가적으로 수정을 해보았다.

정리해보자면,

  • 꽃을 찍다 > 꽃을 담다
  • 꽃을 찾다 > 꽃을 만나다
  • 꽃을 수집하다 > 꽃을 알아가다


다른 건 몰라도 꽃을 대하는 어감을 바꾸니
태도나 자세가 확실히 바뀌었다.

기존 포스팅 글에도 수정해야 할 부분들이
보여 대거 수정했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필요한 시간이었다.



글을 정리해서 쓰고, 읽었는데 정리되어 보이고
나 스스로 내용이 정리가 되면, 기분이 좋다.
아직 UX Writer 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글'이라는 표현 방법 안에서 좀 더 효과적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걸 조금씩 배운다.
나만이 아닌, 다른 사람도 보는 글을
쓰기
시작하길 잘한 것 같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쁘시겠지만 '글쓰기'를 조심스럽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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