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녀왔어요.

늦여름의 천리포수목원. 1편

by 꽃담남 2021. 9. 19.


내가 천리포 수목원에 대해 알게 된 건
5년 전에 지인분을 통해서였습니다.
바다와 맞닿은 곳에서 다양한 식물종을
꼭 한번 보고 오길 추천해주셨어요.

당시의 저는, 반려식물이 많았던 터라
수목원에 대해 듣자마자 관심이 생겼지만,
교통편이 만만치 않아 후일을 기약했었습니다.



7월이 되자, 회사에서는 여름휴가 계획을
미리 제출하라고 통보가 왔어요.
업무상 한가한 9월 초로 정해, 미리 내다보니
휴가를 누군가와 함께 맞추긴 어려웠고,
결국엔 보기 좋게 혼자 보내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를 이유로 인적이 드문 곳을 찾던 저는
지인이 추천했던 천리포 수목원이 떠올랐어요.



 

 

 


꽃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어딜 가든 꽃꽃꽃! 꽃밖에 안 보였어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과는
다른 꽃들도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며
'만리포 해수욕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다이슨 선풍기 처럼 생긴 '워터스크린'


오전 11시인데 하늘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사실, 휴가 전부터 전국에 폭우가 쏟아졌는데,
바닥에 떨어진 꽃들만 보게 될까 걱정되었어요.
반면, 폭풍우에도 살아남아주신 귀한 꽃들을
사진으로 담아 올 생각에, 기대도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천리포 수목원까지~ 많은 경로 중에,
뚜벅이인 나에게는 '시외버스'가 가장 편했어요.
수서역에서 만리포 정류소까지 한 번에 오다 보니,
현지 버스 배차간격을 신경 안 쓰니 좋았습니다.
* 2021년 9월 기준, 편도 12,000원.
  당진, 서산 버스터미널 정차. 약 3시간 소요.


해변 이름 너무 왕찰떡.


한적한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걷다 보니
멀리 서핑을 즐기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잠시나마 혼자가 아님을 느꼈어요.

탁 트인 바다를 구경하며 한 20분 걷다 보면
'천리포 수목원' 매표소에 도착합니다.


계시죠..? 계셔야만 해요.


9월인 데다, 코로나에, 날씨까지 겹쳐
관람을 마칠 때까지 매표소 직원분 포함,
5명 정도와 마주쳤고 조용해서 좋았어요.

입장료는 성인 9,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정도로 전국의 수목원
평균가보다 조금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 비수기인 12월~2월엔 조금 더 할인되지만,
  소원면 주민분들은 깔-끔하게 무료입장!


반가워유~
나무들이 날 기다리고 있어!


왼편에도 이쁜 건물이 있었으나
우뚝 서서 날 바라보는? 기다리는?

나무들에 홀려 그대로 직진했어요.


필수템.


입구에서는 '지도'를 챙기는 것을 추천드려요.
어디서 길치라는 소리는 못들어봤는데
갈래길이 많아서 그런지 좀 헤매었습니다.

15,600여 종의 식물들을 야무지게 보기 위한
경로를
미리 잡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출처 : 천리포 수목원 공식사이트 ( 이용안내 > 안내도 )


동선은 지도상, '반시계 방향'을 추천드려요.
계단을 내려가 탁 트인 연못을 보고 >
민병갈 박사님 기념관에서 이해도를 높이고 >
전시온실 찍은 다음 > 본격 숲 관람 >
바다를 보며 휴식하며 마무리하는 흐름.



시작부터 신기한게 등장.


계단을 통해 오른쪽으로 내려가게 되면,
연못가에 '낙우송' 한 그루가 보입니다.

진흙뻘에서 자라는 낙우송은 숨을 쉬기 위해
뿌리의 일부분을 지표면 위로 올릴 결심을 했어요.
이 뿌리를 공기 '기', '뿌리 '근'. 기근이라고 하는데
숨을 쉬기 위해 진화되어 나온 뿌리를 통칭하며,
부착근, 지주근, 흡수근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낙우송은 그중에서도 '호흡근'에 속해요.
* 부착근의 예 : 담쟁이덩굴.
   지주근의 예 : 맹그로브 나무.


신기한건 자세히 오래보기.


낙우송은 이와 같은 환경 적응력으로
공룡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낙우송에 정신이 팔려, 잠시 잊었는데,,


두리번. 두리번. 없을'무' 석등.
실로 '처참했던' 포토존.


없습니다. 연꽃은 없어요.
예상은 했지만 심했습니다.

6월 말부터 늦어도 8월 중순까진 오셔야
저 순간 내가 느낀 감정을 모르실 수 있어요.

이 난리를 보았으니 나중에 다시 오면,
너어무 이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녹색을 많이 보니 샘솟는 긍정 마인드.


사라지지 말아요.


설명판에서나마 '나의' 연꽃을 볼 수 있었어요.
나에겐 이미 멸종된 것만 같아 왠지 아련했던.

728x90

다들 왜케 친해보여.
야생의 댑싸리와 뚝향나무.


연못 주변의 산책길에서는 향나무, 전나무.
선태식물, 양치식물 등 다양한 질감의
잘 가꾸어진 녹색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줄고사리길을 따라 중앙으로.


중앙 쪽으로 올라가면 눈에 띄는 나무가 있죠.
미국에서 온 애리조나 측백나무입니다.
타국에서 물이 안 맞았는지,
그늘진 북쪽의 부분은 말라죽었어요. 

지도상,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니
기준 지표로 삼아도 좋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야쿠시마 숲 (원령공주) 느낌.
민병갈 기념관.


정겹게 생긴 초가지붕의 기념관 앞에는
민병갈 박사님이 천리포에 와서 처음
구매하신 
네 마지기의 논도 살짝 보입니다.
* 시작은 800평 정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 200배가 넘는 18만 평!

출처 : Bolg. Chosun


저것이 다 가진 분의 미소.
나도 언젠가는..

탐나는 실력들이시다.
섬세한 붓터치.


민병갈 기념관 1층에는 '밀러가든 갤러리'라는
작은 공간이 있어 기간별 다양한 전시를 엽니다.
내가 갔었을 때는 동양화 수강생분들의
작품 전시가 있어 잠시 숨돌리며 감상했어요.


맞아요. 박사님.


인간은 인간을 보호할 것들을 많이 만들었지만
진정으로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선

나무가 있을 곳엔 있도록 보호해줘야 하겠죠.

인류가 있기 전부터 늘 있었던 꽃과 나무들인데,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알고 보존한다면,
과학의 발달과는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한 유산이지 않을까요.
모두들 유치원때부터 알던 내용이지만

실천하기란 어렵죠. 그래서 더욱 대단한.

영상이 잘 정리되어 있어, 추천드려요.
앞으로 볼 모든 것들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아요~


홍단심계와 배달계.


이전에 '무궁화'꽃을 포스팅하다가 종류가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고 많아서 놀랐어요.

전 세계적으로 300종에 달하는 무궁화 중
이 수목원에만 250여 종이 있다고 합니다.
수집과 보존에 들인 정성을 가늠하기 어렵네요.


잠시 끊고 가겠습니다.


기념관 뒤쪽에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잠시 쉬고 2편에서 여정을 이어갈게요.


- 다음 글 : 늦여름, 천리포수목원 방문기 2.

 

늦여름, 천리포수목원 방문기 2.

2편은 민병갈 기념관 뒤편의 소박한 포토존에서 시작한다. 이끼 선반에 올려진 조화는 다소 조악해도 수양 버들이 배경을 가득 채워 주는 곳이다. 전시온실로 가는 길에는 '속새' 길이 있다. 대

flower-follower.tistory.com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