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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요.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 1편

by 꽃담남 2021. 11. 1.

 

경안하십니까?


어느 가을날,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법하니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연꽃 대신 형형색색의 국화 꽃이 내려왔어요.

다양한 색상의 국화종.


하늘에서 내려온 다양한 색상의 국화들이
땅에 닿자마자 온 천지를 뒤덮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국화로 된 옷을 입히기 시작했어요.

사슴 약해요.


지나가던 사슴 한 쌍이 첫 대상이 되었습니다.
눈과 코, 뿔만 남기고는 순식간에
온몸의 털이 국화로 바뀌었어요.

잉?


부처님의 '덕'을 상징하는 코끼리도,
물에 사는 잉어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바쁘다. 바빠.


이렇게 되자, 바빠진 건 동자승들이지요.
국화옷을 입은 채로 '경전'을 열심히 전하거나,
국화를 지게에 지고 설법이 닿지 않은 곳까지
더 널리 실어 옮깁니다.


국화의 향이 도량을 넘어
널리 속세를 덮기 시작했어요.


2021.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


다른 게 아니라,
화창했던 10월 중순, 올해 11회를 맞이하는
조계사
국화향기 나눔전을 다녀왔습니다.
(다녀왔다기보다는 회사가 근처다 보니,
산책 중에 우연히 지나가게 되었어요)
근처를 지나갈 때 항상 맡던 향 냄새가 아닌
진한 국화 향이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어요.
멀리서 봐도 온통 국화들에 뒤덮인 광경에
종교적인 것은 거두하고, 다채로운 종의

국화 때문에 홀려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10월 6일부터 11월 15일까지
국화향에 덮인 조계사를 만날 수 있었어요.

티라노 사우르스. 육식. 국화과. 1년생.


2011년부터 시작한 국화향기 나눔전은
매 년, 조금씩 배치도 변화를 주고,
전시하는 오브젝트도 조금씩 바뀌어요.

올해는, 붉게 물든 국화 언덕 위에
'티라노'가
위용을 자랑하며
입구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조계사로 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사찰과 공룡이라니 신선한 조합입니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 가끔 오던 공간에
내가 좋아하는 꽃과 공룡이 찾아오다니!
따로도 아니고 한 몸이 되어.

브라키오 사우르스. 초식. 국화과. 1년생.


실제로 보면, 크기가 어마 무시하답니다.
국화 모종을 한 땀, 한 땀 심었을 텐데,
얼마나 오래 걸렸을지 짐작이 안되었어요.

벨로시랩터. 육식. 국화과. 1년생.


랩터 두 마리가 입구 쪽에서 눈을 떼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한 분씩 지켜보고 있어요.
바닥에 있는 하트 형태의 꽃 배치가 부디
눈빛의 의미를 대변해 주는 것이길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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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향 뿜뿜.


소원을 담은 공양용 국화 화분뿐만 아니라
국화 분재 또한 중간중간 만날 수 있습니다.
너무 작고 소중해서 마치 조형물 같았어요.

나들이 나온 선재 어린이들.


조계사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있습니다.
그곳에 다니는 아이들이 공룡과 함께
나와서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네요.

셀럽들이 나타났다.


반가운 얼굴들이네요.
왜인지 모르게 또치가 빠져있습니다.

둘리의 녹색 심장도 국화과의 꽃입니다.
꽃이라기엔 풀 같고, 풀 같기엔 꽃 같고.
꽃의 색상이 녹색이란 게 신기했어요.

관음보살과 동자승.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입구에서 봤던
동자승들과 남다른 색상톤을 선구 하며
시선을 강탈하는 관음보살님이 보입니다.
색소국 중에 민트색은 다른 색보다
색감이 너무 독특해서 자꾸 눈이 갔어요.

공양된 국화꽃들.


조계사 대웅전은 정성스레 꽃꽂이되어 있는
꽃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6가지 공양물인 음식, 꽃, 향, 촛불, 쌀, 물 중,
불가에서는 아무래도 '꽃'이 으뜸으로 꼽혀요.
누구에게나 보는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아름답고 밝게 해 준다는 점에서 꽃은
불법의 방향성과 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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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에 사용되는 꽃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요.
불교 하면 연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제철의 꽃이면 무엇이든 무관하다고 합니다.

국화향을 자아내는 조계사의 다른 공간들은,
2편에서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 글 :

2021.11.02 - [다녀왔어요.] - 국화가 된 조계사. 2편

 

국화가 된 조계사. 2편

어느 가을,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법하여 하늘에서 내린 국화 비로 뒤덮인 조계사. 2편으로 다시 돌아왔다. '열반'이란 단어가 '입적'이란 말과 함께 '죽음'과 관련되어 쓰이고 있어 잠시 이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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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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